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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올라인 교육목회와 교리교육: 어린이 교리교육을 중심으로 (1)

23.04.20

코로나 팬데믹(pandemic)이라고 하는 초유의 상황을 보내면서 교회교육,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기초 신앙교육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수년 전부터 어린이와 청소년 기독교 인구가 급감함에 따라 여러 교단에서는 어린이 성례(유아 세례 연령 확대, 어린이 세례 신청, 입교전 유아/어린이 세례자의 성찬 참여 등)가 신앙의 대잇기를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되거나 이미 시행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유아세례와 입교 교육이 형식적인 과정이 아닌 어린이와 청소년, 나아가 그들의 부모들이 자신의 신앙 기초를 점검하고 진심으로 신앙을 고백하는 과정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신앙 기초를 다지기 위한 교리교육은 기독교 복음의 정수가 지적인 차원을 넘어 그들의 신앙 여정과 신앙 경험의 한복판에서 통전적으로 그리고 의미 있게 다가가야 한다.

특히 온라인 시대에 미디어 문화에 친숙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올라인(all-line) 교육목회 가운데 교리교육이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 올라인 교육목회가 지향하는 바가 오프라인-온라인의 기술적인 연계를 넘어서 다양한 관계망(라인)이 교차되는 지점에서 이루어지는데, 이는 곧 교육목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성경적 이야기, 사건, 공간, 시간,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장()이 교리교육의 환경임을 염두에 둬야 함을 의미한다.

 

어린이 교리교육과 성례

역사적으로 교리교육 혹은 소요리문답은 교회의 성례인 세례와 성찬과 매우 깊이 연계되어 실천되었다. 본래 세례자교육을 지칭하는 카테키시스는 본래 신약성경에서 사도들의 가르침(, 카테케오; 가르치다, 알리다)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사도 바울도 같은 단어들을 서신서에서 기독교 복음에 대한 내용을 말로서 가르치는 것을 의미할 때 사용한다. 그런데 이것이 원시적인 형태이지만 좀더 구체적인 사건으로 드러나는 장면은 사도행전 8장의 에디오피아 내시의 세례 장면이다. 빌립은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예루살렘에서 예배를 드리고 돌아가던 에디오피아 내시를 찾아간다. 그 내시는 자신의 고국으로 돌아가는 마차에서 이사야서를 읽고 있었지만, 그 속에 나타나는 고난받는 양이 누구인지 깨닫지 못했다. 빌립은 입을 열어서, 이 성경 말씀에서부터 시작하여, 예수에 관한 기쁜 소식을 전하였다.” (8:35, 새번역) 그 기쁜 소식을 듣고 심정에 큰 변화를 느낀 내시는 빌립에게 세례를 베풀어줄 것을 청한다. (8:36) 이 장면은 복음의 정수(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기쁜 소식)에 대해 가르침을 받은 이가 자발적으로 기쁨 가운데 세례받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교리교육과 세례가 어우러지는 가장 아름다운 성경 이야기 중 하나로 꼽힌다. 에디오피아 내시는 어린이가 아닌 성인이었다고 추정하지만, 신앙에 있어서는 그는 영적으로 막 발걸음을 내딛는 어린이와 같았다. 이 영적 아이가 복음을 듣고 세례를 받기로 결심하는 장면은 어린이 교리교육 (그리고 확대하면 청소년 입교와 세례)에 있어서 유의미한 메시지를 던져준다.

교회사를 살펴보면 오랜 시간 동안 교리교육은 중요한 신앙교육의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는데, 현재까지도 교리교육은 주로 세례 혹은 입교를 앞둔 이들을 위한 요리문답의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교육목회 현장 속 교리교육과 성례전 문답 현장을 살펴보면 앞에서 언급한 이야기 속 에디오피아 내시에게 베풀어졌던 기독교 복음의 정수가 가슴으로 전해지고 기쁨과 감격으로 세례에 참여하는 모습이 재현되고 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현재 어린이 교리교육과 연계되는 아동 세례와 성찬에 대해 여러 교단이 허락하거나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의 경우, 104회 총회(20199)에서 유아 세례자의 입교 전 성찬에 대한 헌법개정을 허락하였으며 이로써 전 연령의 성찬 참여에 대한 제도가 마련되었다, 유아세례 연령은 만 0-6세로 확대되었으며, 아동세례는 만7-12세 아동을 위해 신설되었고, 세례입교 연령은 13세 이상으로 하향 조정이 되었다. 아동세례의 경우 자신의 신앙고백, 부모와 신앙공동체와 당회의 책임을 각각 명시하며, 유아세례와 어린이세례 모두 부모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의 경우, 유아세례자 성찬은 불가한 반면 유아세례의 연령 확대(0-6)와 어린이 세례(7-13)2019년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어린이 세례 문답집>이 발간되었다. 두 교단 외에,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기독교한국루터회 등에서도 아동세례와 성찬을 허락하고 있다해외 주요 교단 및 기독교 전통에서도 아동세례 및 성찬 사례를 살펴볼 수 있다. 미국장로교(PCUSA)와 세계성공회의 경우, 유아를 포함한 모든 세례자가 성찬에 참여하도록 하며, 가톨릭과 동방 교회들도 세례를 받은 유아들도 성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락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아동세례와 성찬, 그리고 입교에 대한 허락 및 실행 여부가 교단별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교리교육은 세례와 성찬과 같이 중요한 성례를 참여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과정인 동시에, 참여자들로 하여금 복음의 정수를 의미 있게 깨닫고 자발적으로 성례에 참석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성례 참여와 별도로 이루어지는 교리교육을 실행할 때도 동일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마치 에디오피아 내시가 기쁜 소식을 드은 후에 보십시오, 여기에 물이 있습니다. 내가 세례를 받는 데에, 무슨 거리낌이 되는 것이라도 있습니까?”(8:36, 새번역)라고 외쳤던 것처럼 말이다.


(출처: <교육교회> 2021년 9월호에 실린 신현호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의 "올라인 교육목회와 교리교육"을 다듬어 올린 글임을 밝힙니다.>